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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로 현재 있는 연구실에서 생활한 지 정확히 2년이 되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석사 과정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작년의 나는 연구실에 처음 출근하여 서울대 계정을 만들고, 컴퓨터를 받아 각종 세팅을 하느라 하루를 다 보냈다. 오늘의 나는 석사 학위논문에 감사의 글을 적고 있다.

 

 

  2년동안 좋은 경험들로 가득했다. 좋은 교수님과 동료들을 만났다. 그 덕에 2편의 국내 학술논문을 주저자로 작성하고, 1편의 해외 학술논문에 3 저자로 참여해 봤으며, 2건의 국내 학술대회 구두 발표 및 수상, 1건의 해외 학술대회 포스터 발표라는 성과를 달성할 수 있었다. 그리고 해외에서 발표한 연구는 관련 Special Issue 투고 기회가 주어져, 제출을 완료하고 리뷰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이다.

 

  앞서 진행된 연구들(선행연구들)을 논문을 통해 공부하고, 연구들 사이의 공백(Gap)을 통해 문제를 발견하고, 내가 발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행된 또 다른 선행연구들(관련연구들)을 찾아보고, 이 연구들과 다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아이디어를 떠올려보고, 아이디어를 구현하기 위한 방법(론)을 손으로 써내려가보고, (방법론을) 구현하고 검증할 때 적합한 데이터셋이 있는지 찾아보고, 없다면 만들어보기 위한 방법을 알아보기 위해 관련된 선행연구들을 또 찾아보고, 찾은 데이터를 방법론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류도 해결해보고, 검증한 결과를 통해 기존 방법들에 비해 어떠한지에 대해 분석도 해보고, 분석한 결과를 종합했을 때 내가 발견하고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에 대해 어떤 기여를 했는지에 대한 고찰을 적어보고, 이 모든 과정을 종합하여 하나의 글로 마무리하는 논문반복 작성해보면서.. '연구능력'을 길러볼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을 가졌다.

 


 

  나는 사실 학사 과정 중에는 한동안 취업을 생각했던 터라, 학부 연구생 경험을 하기보다는 각종 공모전이나 해커톤 경험을 더 쌓았다. 그러다 뒤늦게 연구의 꿈을 갖고 무작정 대학원에 진학했다 보니 '과연 연구가 내게 잘 맞을까?' 하는 의문을 가진 채 지내왔다. 그리고 이제 와서 이 의문에 대한 대답을 해보자면, '연구는 나와 잘 맞는 것 같다.'이다.

 

위에서 내가 경험한 연구 경험이 제대로 된 경험이 맞다면, 연구는 호불호가 갈릴 수 밖에 없는 분야이다. 한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하며, 이 과정에서 엄청나게 많은 오류를 맞이한다. 최악의 경우에는 나의 의지나 노력과는 상관없이, 데이터가 더 이상 공개되지 않는다거나, 필요한 코드 내에서 참조하고 있는 라이브러리가 더 이상 지원되지 않는 등의 외부적인 요인으로 인해 진행된 연구를 엎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또한 내가 가졌던 문제의식이나 아이디어에 대해 이미 고민을 하고 논문으로 마무리한 경우들을 맞이해 보면 좌절감을 느낄 수도 있다. 그리고 이 좌절감 또한 누군가가 이미 수행한 연구를 10페이지 내외의 함축적인 글, 그것도 영어로 작성된 글로 읽는 인내를 거쳐야 경험할 수 있다.

 

그러나, 위와 같은 어려움을 맞이하더라도, 끝없이 배우는 자세를 유지할 수 있다면, 그리고 그 배움에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면, '연구는 나와 잘 맞는다'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러한 맥락에서 나는 아직까지 연구가 재미있고, 계속 이어서 하고 싶다.

 

  향후 나의 행보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 마음 같아서는 박사 유학을 꿈꾼 적이 있으나, 현재는 국내에 체류하고자 하는 생각이 조금 더 있다. 그래서 LLM으로 하여금 공간적 맥락을 잘 이해시켜서 질의응답하는 데에 기여하는 연구를 이어서 해보거나, 아니면 'AI로 하여금 공간적인 맥락을 이해시킨다'는 큰 주제는 유지한 채 조금 더 DB나 AI, 자율주행과 연관된 연구실에 인턴으로 경험해보는 방향 등에 대해 고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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